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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1 나쁜여자, 착한 남자
  2. 2009/12/12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9/12/21 22:01 Food for soul/book&article

나쁜여자착한남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이만교 (민음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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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더라고. 그 애에게 착하게 사는 것이 너무나 단순하고 쉽게 여겨진다니 말야. 그래서 답답해 보인다니 말이야. 더구나 그 애는 언제나 가볍고 재밌게 살고, 하지만 일이 힘들다고 투덜대지. 반면에 그녀는 최소한 내 주변 사람 중에서는 가장 어려운 처지이고 모습도 피곤해 보이는데, 자기는 일이 즐겁고 운도 좋다고 말하는 거야. 그런데 그녀 실적을 보면 또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야. 그래, 사람 성격이란 게 참으로 묘한 거로구나 싶더군. 후후, 그래. 이런 걸 두고 공평하다고 해야하나, 불공평하다고 해야 하나. 도대체 어떤 성격 어떤 자세로 이 세상을 살아야 하는 거지? p47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면서도 착하게 사는 것과 모르면서 맹목적으로 착하게 살려는 것과는 다른 것이야. 제발 좀 명심하게. 세상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란 말이야. 다시 사회 나가면 착하고 바르게 살겠다고? 제발 그 단순하고 소박하고 순진한 굴레로부터 벗어나 좀더 영악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좀더 이기적으로 처신하고 좀더 치밀하게 계산해서 보다 자유롭게 자네 안에 있는 욕망들을 마음껏 발산하고 세상 사는 재미도 한껏 즐겨보게. 지금 세상은 그런 인간형을 원하고 있단 말이야. 어느 시대나 그 시대가 특히 필요로 하는 인간이 있거든. 그걸 간파해야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높은 위치에 있는 것들일수록 그만큼 더 비리와 특권과 욕먕을 누리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네. p82




[농담을, 이해하다]

모를 일이었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의 어디까지가 진담이고 어디까지가 허세인지, 어느 부분이 농담이고 어느 마디가 진심인지. 어쨋거나 그들 역시도 결국엔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고 결론짓는 것으로 봐선,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것이 결국 대동소이한 것이겠거니, 하는 데까지 생각이 이를 즈음, 대개는 다음 술자리로 옮기게 되고 그쯤에서는 나는 적당히 뿌리치고 집으로 향했다. p98


마치 자신이 용한 무당이나 점쟁이라도 된 듯이,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게도 어떤 사람의 과거나 앞날이 훤히 보일 때가 있기는 있다. 그 사람과 오래오래 있다 보면. 그 사람 옛날 얘기도 들어보고, 그 사람 식구들도 만나 보고, 그 사람과 같이 적어도 하룻밤을 꼬박 새우며 자봐야 하고, 또 그 사람 동생과도 천천히 얘기를 나눠봐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하고 아주 심하게 다퉈봐야 하지만, 그러면 그러는 어느 즈음이 그 사람 앞뒤가 보인다. 실낱같이, 겨우보인다. 보이지 않으면, 다시 다투게 된다. 상대의 앞뒤가 실낱같이 나타나서 그제야 아,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었구나, 하는 발견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스산하고 쓸쓸하고 담담한 심사로 발견하게 되는데, 아주 나약하고 가엾게, 그러면서 더없이 안쓰럽고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p106

그래서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그래서 세상이 하는 농담을, 알아도 못 알아듣는 척 혹은 못 알아들어도 알고 있는 듯이 적절하게 넘어갈 줄 알아야 한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일수록, 도리어 모르는 일인 양 굴어야 한다. p 139
posted by yeonw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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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2 23:00 Food for soul/book&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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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일 자고 나면 어엿한 스물 여섯 살이 되는데 오마이갓, 부모님까라 상사님마데 벌써부터 결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 도대체 결혼 적령기라는게 뭔가? 나이에 맞춰 학교 가듯이 결혼도 정해진 나이에 해야하는가? 자의던 타의에 의해 만난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야한다면 몇 년은 살아보고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 결혼은 그야말로 현실인지라 저지르고  순응해가는거라고? 그런데 왜 그런 현실의 구덩이에 밀어 넣으려고 벌써부터 닥달들이신지. 결혼을 본인들의 과업이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난 어른이 되면 처녀 총각들한테 어서 시집장가가야지 따위의 말은 절대 안 해야지.

아직 결혼식을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결혼을 하는 커플에게는 항상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 보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난 하얀 웨딩드레스가 뭇여성들에게 결혼을 하면 마치 공주가 되고, 결혼이 정말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환상을 갖게 하는 껍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결혼할때 절대 하얀 드레스를 입고 결혼하기가 싫다.  빨간 드레스를 입던가 아님 한복을 입던가.

해외에 출장다니는 커리어 우먼이되겠다는 나의 어릴 적 환상을 이루고 나니 환상과 현실의 갭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름 어릴 적 부터 상상해 온 나의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질 것이 두려워서 벌써부터 그 환상을 깨려는 작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때는 마흔 살인것 같다. 아이리스에 나오는 이병헌과 정준호도 마흔 살인데 멋있지 않은가?  2024년 9월 17일 내 생일 케이크에 꽂힌 길다란 4개의 초에 불이 붙었을 때, 내 스스로 감격할 것 같다. 홍연우, 사십 년 동안 사느라 참 고생 많았고 기특하다고..... 일찍이 마흔 살에 빛날 것 같은 어린 남자를 만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런 사람을 못 만난다면 마흔에 임박한 아저씨를 만나야 하나.. 음... 아니면 마흔 살에 블링 블링 빛나는 골드 미쓰가 되던가...
posted by yeonw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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